2017.10.20 (Fri) 03:21    
 
홈 > 칼럼/오피니언 > 데스크칼럼

TOTAL ARTICLE : 15, TOTAL PAGE : 1 / 1
[401] 모두를 기억하는 아름다운 세상
 용인춘추  | 2010·03·11 12:14 | HIT : 5,570 | VOTE : 752

 모두를 기억하는 아름다운 세상

 

 “모두를 기억하는 아름다운 세상은 얻는 것에 상관없이 노력한 만큼 웃고, 그만큼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 아닐까”

 

13살에 스피드 스케이팅을 시작해 올림픽만을 바라보며 달려왔다. 16년 동안 5번의 올림픽에 도전했지만 메달을 따지 못했다. 메달권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우리 가슴 속엔 ‘올림픽 영웅’으로 남아있는 그. 우리나라의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이규혁 선수는 여러 수식어를 갖고 있다. 우리가 이규혁 선수를 기억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올림픽조직위원회는 금메달에 더 큰 혜택 없이 전체 메달 수로 순위를 집계하고 있다. 또 CNN등 외국 방송에서는 우리와 달리 금메달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는다. 한편 우리나라는 유별나게 올림픽 등 세계무대에서 금메달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금․은․동’이라는 메달색으로 나뉘어 방송 해설, 언론사 등 국민들의 관심도가 달라진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결승에 올라도 1등이 아닌 은, 동메달을 따면 항상 ‘아쉬운’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은 순위와 상관없이 국민들에게 큰 깨달음을 줬다. 항상 올림픽이 끝나고 나면 메달권 선수들, 특히 금메달을 딴 선수를 화제꺼리로 만들었다. 이규혁 선수는 예외였다. ‘올림픽 4번 출전’이라는 수식어로 일단 화제가 됐다. 이번 올림픽을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하고, 세계선수권대회 수상내역을 본다면 메달이 기대되는 선수로 국민들의 관심을 모았다. 그 무엇보다 최선을 다하는 이규혁 선수의 모습이 국민들을 감동시켰다. 4번째 출전하는 노장 선수가 500m, 1000m에 나와 젊은 선수들과 경쟁하며, 경기 후 가쁜 숨을 고르며 기록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모습은 박수가 절로 나오게 만들었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감동한 것이다. 사실상 이번 올림픽 전까지 이규혁 선수는 국민들에게 잘 드러나지 않은 선수였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이 우리의 관심을 모았다.

이제는 ‘최고’만 기억하는 사회가 아닌 ‘최선’에 박수치는 사회가 된 것이다. KBS 개그콘서트의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유행어가 무색하게 언론과 국민들의 생각이 많이 바뀌고 있다.

그래도 아직은 최고에만 박수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을 외치고 있는 선수들이 많을 것이다. 피겨스케이팅 곽민정 선수는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에게 가려져 아무 빛도 보지 못하고 있다. 다른 예로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이승훈 선수는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 떨어져 7개월간 스피드스케이팅을 준비했다. 이러한 배경으로 밴쿠버로 떠날 때 아무런 관심도 받지 못했다. 결과를 열어보니 이승훈 선수는 10,000m 금메달, 5000m 은메달을 석권했다. 한국으로 돌아올 때는 떠날 때보다 훨씬 많은 카메라가 이승훈 선수의 뒤를 따랐다. 이처럼 메달을 따야 관심을 갖는 성향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쉽지 않은 만큼 바꾸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들은 어려서부터 1등 콤플렉스를 안고 살아왔다. “1등하면 원하는 거 들어줄게”, “넌 영원한 2등이야”등 보이지 않게 1등이 되기 위한 끝없는 노력을 요구 당했다. 그래서인지 타인에게도 최고를 요구하는 경향이 생겼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최고보다 더 중요한 것은 노력이다.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운 김연아 선수는 인생은 한마디로 ‘No pain, no gain’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노력에 귀 기울여야 한다. 그 속에서 함께 참여하여 최선을 다하고, 느낄 수 있는 것에 의미를 두는 것이다. ‘모두를 기억하는 아름다운 세상’은 얻는 것에 상관없이 노력한 만큼 웃고, 그만큼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 아닐까.

 

정유림 기자

(news@yongi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