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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9] 삶이 그대를 속일 지라도
 용인춘추  | 2013·11·05 01:28 | HIT : 2,951 | VOTE : 393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한 대학생활도 어느덧 세 번째 학기의 끝자락에 다다랐습니다. 남들보다 한 발 늦었다는 부담감과 드디어 대학생이 되었다는 부푼 마음으로 시작한 대학생활이었는데 지금까지를 돌이켜보니 꽤나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던 것 같아 기쁩니다. 그 동안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스스로 많은 변화를 겪었고, 저는 지금 용인대학교 식품영양학과에 재학 중입니다.
처음부터 식품영양학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실험실에서 식품을 분석하고, 조리실에서 음식을 하는 현재의 모습과는 달리 어릴 적 저는 악기를 좋아했고, 무대에 오르기를 즐겼습니다. 음악을 전공하셨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웠고, 여러 공연을 관람하며 자연스레 예술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예술을 하고 싶다는 의견에 대해 부모님께서도 반대하지 않으셨기에 큰 어려움 없이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고, 덕분에 적성과 흥미를 동시에 만족시키며 고등학교를 다닐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매번 공연을 오를 때 마다 저는 관객에게 주고자 하는 감동에 있어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왠지 당장 무대에 서서 직접 전달하는 감동보다 다른 방법을 통해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공연준비를 위해 희생되는 저만의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에 점점 다른 길을 모색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전공 선생님의 추천으로 수업 중 공연 기획을 맡게 되었고 무대에 오르는 것보다 무대를 구성하는 데에서 더 큰 만족과 감동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과정들 덕에 저는 전시 사업 기획자라는 새로운 진로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서 다시 한 번 대입에 도전하면서 가장 저에게 힘이 되고 위안이 되었던 것은 제가 이루고자 하는 뚜렷한 꿈이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덕분에 열심히 공부해야 할 명목이 생겼고, 해이해 질 때마다 금방 다시 의지를 다질 수 있었습니다. 결국 목표하던 학과에는 진학하지 못했지만 일 년 동안의 씨름 끝에 저는 교외 장학금을 받고 용인대학교 식품영양학과에 입학했습니다.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시작한 대학생활도 시작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던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게 되어 초반에는 항상 부담감을 안고 다녔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다행히 노력한 만큼 성적이 나와 준 덕에 금방 적응하게 되었고 전공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결국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따라 악한 상황 이다가도 좋은 상황으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제가 추구하던 학문과 지금 배우고 있는 학문이 다르다고 후회하는 일을 멈추고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저는 예술과 식품영양학을 공부했기에 남들보다 더 늦은 것이 아니라 그랬기에 더 넓은 분야에서 뛸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러시아의 유명한 시인 푸쉬킨의 시 한 구절이 떠오릅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우울한 날들을 견디며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