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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2]노작 교육
 용인춘추  | 2014·06·02 20:52 | HIT : 3,445 | VOTE : 381

흔히 노동교육은 분단의 현실 때문에 대개 부정적인 의미로 들리지만 노작교육이라는 말은 모두 긍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노작교육이라고 하면 선뜻 그것이 무엇인지 익숙하지 않아 잠시 그게 뭐지?’ 하거나 대개 뭔지 알듯하다.’는 표정들을 나타낸다.

노작(勞作)’이란, '새로운 가치창출을 위하여 자기통제로 이루어지는 실제적 인간활동'을 뜻한다. 새로운 가치창출은 노작의 목적을 나타내고 자기통제는 사회적·도덕적 규범을 뜻하며, 실제적이라는 말은 즉물적, 실체적, 구체적, 객관적인 것을 말한다. 그리고 인간활동은 정신적 활동, 신체적 활동의 개별적 독립성을 인정하지 않는 통합된 정신적, 신체적 활동개념을 나타낸다.

노작(勞作)’은 의도적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일이라는 점에서 놀이와 구분되며, 만들어낸 것이 경제적인 상품가치를 가져야 할 필요가 없다는 점, 또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점, 그리고 작업과정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 등에서 노동과는 분명히 구별된다.

따라서 노작교육은 일의 교육적 가치를 가르치는 교육으로, 전통적인 권위주의, 주지주의, 형식주의, 언어주의적 교육이 타율적, 수동적, 비활동적인 성격을 띠고 있음에 반하여, 학생들의 자기활동을 통한 노작적(勞作的) 학습을 전개시키려는 교육을 의미한다.

한편 노작교육은 다음과 같이 크게 두 가지 관점에 따라 해석된다. 좁은 의미로 신체적 활동, 즉 주로 손의 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수공적 활동(手工的 活動)을 뜻하며, 넓은 의미로는 신체적 활동을 주로 하는 기술상의 일이라든가 자연을 다루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 활동을 강조함으로써 교육의 개선을 기도(企圖)하려는 것이다.

노작교육 사상은 16세기에 이르러, 제도교육에서 간과되어 왔던 노동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사회주의자인 모어와 캄파넬라에 의해 시작되었다. 그 후, 종교개혁가인 루터는 기독교적 관점에서 삶에서의 일의 중요성을 강조하였고, 18세기 루소는 에밀(Emile)에서 노작교육이 인간적인 특성을 길러주는 과정이라고 하여 그 가치를 언급하였다. 이러한 논의는 19세기에 이르러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확립과 국민교육제도의 정착에 따라, 국가적 필요나 민주주의 이념에 의해 노동자계층이 학교교육의 주요 대상으로 간주되면서 노작교육은 본격적으로 교육사상가들의 관심을 끌게 되었다.

페스탈로치는 노작교육이 기초도야(基礎陶冶)의 이념 중에서 기술적 능력을 길러 줌으로써 지적·도덕적 능력의 도야에 기반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오웬은 협동적인 작업형태로 제시되는 육체적인 활동으로 보았고, 그의 성격형성 이론에 입각하여 행복한 인간을 길러낼 수 있는 방법을 교육방식의 일환으로 간주하였다. 마르크스는 노작교육을 상응하는 보수가 지급되는 협동적인 생산노동의 개념 위에 여러 가지의 도구사용과 과학적·기술적 지식의 습득까지 포함하는 종합기술교육으로 생각하였다.

듀이는 노작교육을 사회적 생활상태를 재현하는 인간의 능동적 활동에 참여하는 형태로 제시하였다. , 듀이의 노작교육은 초보적인 수준에서의 교육과정이면서도 모든 교육과정에 편재되어 있는 교육적 경험의 한 측면으로 전개되었다. 이러한 노작교육의 특징은 사회생활을 반영하는 활동에 참여하되, 작업하여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는 활동이며, 다양한 정신적 특성을 신장시킬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육체적 활동이고, 일정한 절차나 기술에 익숙하게 하면서도 개인적인 변용이나 집단적인 협동의 가능성을 열어 주는 활동으로 요약된다.

듀이가 주장하는 능동적 활동으로서의 일은 학교에서 자유롭고 내재적인 동기에 의해 가르쳐진다. '자유롭고 내재적인 동기'라는 것은 곧 놀이의 태도를 말한다. 일과 놀이가 하나의 경험 속에서 균형을 이룰 때 그 경험은 기예적(技藝的) 성격을 가지게 되며, 어떤 경험이 기예적 성격을 가질수록 그 경험은 교육적 경험에 가까워진다. 그러므로 듀이의 노작교육은 하나의 독립된 교육과정이면서도 모든 교육과정에 편재되어 있는 교육적 경험의 한 측면이다.

결국 노작교육의 의의는 신체발달과 건강유지 및 지적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며, 로크의 "우선 손으로 파악될 수 없는 것은 결코 머리로 이해될 수 없다."는 말은 듀이의 "노작을 하면서 배운다(Learning by doing)."는 말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또 노작은 사회성과 도덕성 발달에도 도움이 되며, 진취적이고 실천적인 인간을 육성하는 데도 기여하고, 심미적·예술적 도야와 전인적 인간도야에도 보탬이 된다.

따라서 노작교육의 가치는 주지주의(主知主義) 교육의 보완으로서 '의미 있는 학습의 전개'와 주지주의 교육의 대안으로서 '삶의 다양한 측면의 통합'이라는 두 가지 측면으로 규정이 가능하며, 학생들의 능동적인 작업을 통해 각 교과내용을 학생들의 구체적인 경험과 관련시켜 각 교과에서 추구하는 이해와 안목의 형성에도 기여한다는 교육적 가치를 지닌다. 또 독립교과로 이루어지는 노작교육은 삶의 경험을 독특한 개념과 탐구양식으로 구조화하는 교과들의 내용을 총체적으로 통합한다는 측면에서도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