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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1]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 조세희
 용인춘추  | 2014·05·12 01:25 | HIT : 2,297 | VOTE : 279

중앙도서관 도쟁이 1

산업환경보건학과 장유진

 

조세희는 70년대 적인 작가이다. 그가 등단한 것은 65년 전의 일이지만, 문단의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은 70년대 중반 난장이 연작을 발표 하면서 부터이다. 그의 난장이 연작은 70년대 한국 사회의 모순을 정면으로 접근하고 있다. 여기에서 난장이는 정상인과 화해할 수 없는 대립적 존재를 상징한다. 이를 통해 그는 빈부와 노사의 대립을 화해 불가능한 것으로 제시하고 있다. 한국의 70년대가 이 두 대립항의 화해를 가능케 할 만큼의 성숙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난장이 연작을 70년대 적이라 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이와 아울러 그는 환상적 기법을 소설에 도입함으로써 그러한 화해 불가능성이 비논리의 세계나 동화의 세계에 존재하는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그럼으로써 현실의 냉혹함은 더욱 강조된다. 이 한편의 소설만으로도 작가 조세희가 70년대 문학사에서 남겨 놓은 자취는 뚜렷하고 선명하다. 그는 인간의 죄의 근원이 어디 있으며, 인간에게 고통을 주는 사회의 부조리는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한 검토를 한다. 그런 만큼 그의 작품은 기층 민중들의 애환이 매우 정밀하게 그려져 있는 한편, 그 부정성을 드러내는 형식에 있어서의 세련됨과 서정적 문체는 그의 소설을 한결 힘 있는 것으로 만든다.

이 책 자체는 중, 고등학교 때부터 많이 접해왔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이 책에 대해 아는 것은 1970년대의 산업사회를 비판하고 있다는 것이 끝이었다. 대학에 와서 시험을 위해서가 아닌 진지하게 이 책을 다시 접하였을 때는 작가의 가치관과 나의 가치관이 부딪혀 불러일으킨 혼란스러움, 내가 스스로 나에게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혼란스러움, 갑자기 마음으로 다가와 강한 울림을 준 그 시대의 상황 등이 날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이 소설을 읽어나가면서 1970년대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었는지에 대한 그 고통이 책을 통해서 무심코 지나쳤던 부분들과 함께 가슴 깊이 파고들었다. 평범한 국민이 받는 고통, 소수의 경제적 지배층으로 인해 받는 고통은 내 마음으로 다가와서 큰 충격을 주었다. 머리로 오는 정신적인 충격이 아닌 감성적인 충격, 난장이 가족들의 이야기를 읽을 때면 주인공으로 몰입이 되어 주인공이 겪는 그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소외를 느끼는 기분이었다. 그와 반대되는 경제적 지배층의 이야기를 읽을 때면 난장이 가족들을 비롯한 경제적 약자와는 너무나도 다른 생활, 심지어 사랑의 방법조차 다른 그들의 이야기는 새삼 또 다른 충격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에서 조금만 벗어나 생각을 하자면, ‘이 책이 왜 출판된 지 30년이 지난 지금도 중요하게 여겨질까라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 사실 이 책이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1970년대의 지극히도 현실적인 배경을 뒤에 두고 그려냈다는 것이나, 굉장히 사회비판적인 소설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답이 될 수도 있지만, 이 책이 지적하는 문제가 2014년인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뽀얀 톱밥 먼지와 소음 속에서 일하는 영호가 그 당시에 인권을 무시당한 채 공장의 돈을 벌게 하는 수단으로써 직업 안전 의식이 없이 고통 받는 소외계층을 대변하였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이러한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은 분명 어딘가에 존재한다. 이 책이 지적하는 또 하나의 문제는 빈부격차인데, 물론 그 당시보다는 경제적으로는 발전을 했지만 빈부의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 문제가 반복되고 사건이 터져도 별다른 대책 없이 또 다른 사건을 맞이하는 게 21c 우리나라의 실정이다. 현재의 우리나라는 1970년대 과거로 돌아가는 듯 보인다.

이 책에서 표현되고 있는 수많은 피지배층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지금의 우리 부모님들이 이 소설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이다. 이 책을 미처 알지 못했던 이야기로써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 부모님 세대가 겪은 이야기라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 부모님 세대가 겪은 고통과 아픔을 이해하고 우리 세대에서 그것을 고쳐나가야 한다. 후회와 반성만 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를 고쳐나가고 그것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