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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8] 우리의 진보는 행복할까 <‘오래된 미래’ 라다크로부터 배우다>
 용인춘추  | 2014·03·28 17:08 | HIT : 2,615 | VOTE : 329

라다크는 인도에 있는 한 지역이다. 고립되어 있는 지역인 만큼 주민들의 절약정신은 그 어디 사람들보다도 투철하다. 아껴쓰는 것은 물론이요. 더 이상 쓸 수 없을 것 같은 물건들도 쓰임새를 찾아내곤 한다. 라다크에 사는 이들은 밭을 가는 짐승에게도 노래를 불러주며 장례식이나 결혼식은 마을 공동으로 치른다. 또한 잔치는 사흘 밤낮으로 이어지고 아이들은 무조건의 사랑을 받으며 마을 모두의 아이로 자라난다.

개발은 전통을 파괴하는 일방향으로만 가능한 것일까. 작은 티베트라 불리는 라다크에서 16년을 산 서구 여성이 있다. 그는 지켜보았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평화로운 삶을 이어가던 사람들이 개발의 바람 속에 어떻게 피폐해져 가는지, 그 모든 과정을. 그 기록이 생태학의 고전이라 불리는 이 책 <오래된 미래>.

이 책의 저자인 헬레나는 라다크 부족이 사는 산악지대를 방문하여 이방인으로서 그들과 함께 생활했다. 그들의 모습을 관찰하고 묘사한 내용이 이 책의 내용 전부다. 라다크는 분명 풍족하지 못한 지역 이었지만 그들만의 평온과 여유로움이 있었다. 노인들도 일에 참여하고 협동하여 농사일을 했고, 자신이 맡은 일을 활발하게 수행하고 있어 건강한 신체와 맑은 신체를 가졌다. 또한, 남녀노소에 균형이 잘 갖추어져 있어 차별이라는 것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저자는 이곳이 알고 있는 문화권 중 가장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확고한 곳이라고 서술했다.

그러나 이런 때 묻지 않은 곳이 결국엔 문명 앞에서 갈라지고야 마는 모습을 볼 때 정말 안타까웠다. 지키려는 자들과 나아가려는 자들 사이에 갈등이 생겼고 남녀의 역할차이가 커져 양극화가 생겼다. 예외란 쉽지 않은 것이겠지만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라다크 부족의 사람들을 보며 절대 변하지 않았으면 하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문명의 침입은 라다크인들의 근성으로도 역부족이었던 것일까. 라다크인들은 서구문명이라면 모든 좋은 것 이라고 착각했다. 얼마나 위험한 음식을 먹고 있는지, 얼마나 해로운 것들인지 알지 못한 채 맹목적으로 서양문물을 받아들인 것이다.

개인적으로 씁쓸함이 많이 남았고, 순수하고 밝은 라다크인들에게 많은 감명을 받았다.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서도 서구 문명에 있어서 일체화 되는 것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했는데 결국 그 벽은 허물어졌다. 그들은 문명에 굴복했지만 그들만의 문화나 정신은 그대로 대대손손 물려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것은 그저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오늘날 우리들의 이야기이며, 이 책을 교훈 삼아 전통의 토대 위에 실현하는 개발을 해야 한다.

 

 

이학선 기자

(chunchoo@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