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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9] 교육대학원 특수교육전공 - 닮은 사람과 통합 교육
 편집부    | 2009·04·02 00:07 | HIT : 5,827 | VOTE : 600

닮은 사람과 통합 교육
이재원 교수 (교육대학원)
                                        

"사람이 하늘처럼 맑아 보일 때가 있다...
 그때 나는 그 사람에게서 하늘냄새를 맡곤 한다..." -법정스님-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자동차 레이서가 있었습니다. 그는 다년간 운동으로 단련된 몸과 매우 현명하고 합리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었기에 교통사고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재활을 위한 훈련을 잘 소화해 낼 수 있었습니다. 대개는 심리적 충격으로 인해 소극적인 삶을 살거나 세상과의 소통을 거부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이 분은 자기를 인정할 줄 알고 자기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깨달고 있었습니다. 재활병원에서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며 나오는 날 그는 다짐했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카레이서가 되는 내 꿈은 변하지 않는다. 그냥 조금 더 힘들어졌을 뿐이지...” 그 후로 오래 지나지 않아 그 분은 한국 최대의 자동차 레이싱 대회에 다시 참가하게 되었고 일반인들과 당당히 겨루게 되었습니다. 장애인용 자동차의 핸디캡과 자신의 신체적 제한점을 극복하고 당당히 챔피언 자리에 올랐습니다. 더 어려운 조건에서 더욱 값진 꿈을 이루어 낸 것입니다. 레이서는 이에 멈추지 않고 다양한 장애인스포츠 종목에 도전을 한 결과 2000년 시드니 파랄림픽(장애인올림픽)에서는 국가대표 선수로 참가하게 되었고, 당당히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대한민국에 자랑스러운 금메달을 선사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장애인의 무한도전은 사람을 아름답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이희아’, 하모니카의 마술사 ‘전제덕’, 말라톤 영웅 ‘배형진’ 등 끊임없이 노력하는 장애인들의 삶에는 아직 발견하지 못한 이들의 무한한 가능성과 희망의 꽃이 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채우지 못하는 하나의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장애가 없는 사람들이 바라보는 다른 시선입니다. 이들에 대한 보편적인 생각은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능력은 발휘할 수 있으나 나와 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저 불편하고 어려움이 있는 장애인의 특별한 능력이 대견하다고 느낄 뿐이라는 것입니다.


근래에 이르러 많은 학자들은 장애를 가진 사람의 완전통합(Full Inclusion)을 위한 국가적 책임과 사회인식개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 정상화(Normalization), 주류화(Mainstreaming), 제한된 환경의 최소화(LRE), 물리적 통합(Integration) 등 특수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를 통해 장애를 인식하는 개념의 그 자체에 어떠한 편견이나 시혜적인 측면을 지양하자는 의견입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하여 우리나라도 ‘통합교육’이라는 교육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통합교육’ 이란 장애학생을 위한 교육의 일환으로 철학적 가치의 변화와 대상학생의 요구에 따라 특수학교에서 일반학교로 학생을 이동․배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분리교육에서 나타난 장애학생들의 교육적 권리에 대한 제한적 요소를 완화하고 동일한 교육환경에서 다각적인 교육적 활동을 추구하려는 요구에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통합교육’의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975년 미국은 전장애아동교육법(The Education for All Handicapped Children Act, EHA)이 제정됨으로써 공교육의 무상교육과 의무교육, 비차별적 평가, 개별화교육(IEP) 시행, 제한된 환경의 최소화, 부모의 참여 등 특수교육의 큰 변화를 맞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 법에서 제안한 ‘제한된 환경의 최소화(LRE)’의 영향으로 장애학생들의 교육적 배치가 특수학교에서 특수학급으로, 특수학급에서 일반학급으로 이동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더욱이 1990년 공법 101-476은 EHA에서 장애인교육법(IDEA)으로 개칭과 함께 특수교육 관련 서비스를 의무화하였으며 1997년 재개정을 통해 ‘발달지체(Developmental Delays)'라는 개념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아동을 장애범주에 포함시키지 않고도 특수교육 및 관련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2004년 12월 장애인교육법(IDEA)는 장애인교육향상법(IDEIA)로 개정되면서 장애학생의 교육권 보장 및 보호자의 권리를 강화함과 동시에 완전통합교육을 지향하는 특수교육 전반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특히 IDEIA의 핵심 내용은 2001년 제정된 아동낙오방지법(NO Child Left Behind)과의 연계라 할 수 있습니다. NCLB는 미국의 모든 학생들에게 적용되는 법으로 학생들의 학업성취 향상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것을 요구한 법입니다. 주요 내용으로는 교육의 책무성 강조, 전문적 자질의 교사 양성, 과학적으로 검증된 연구 기반 교수-학습법 강조, 지역의 유연성 신장, 안전한 학교 조성, 부모의 선택권 확대 등의 여섯 가지 주요원리를 통해 그 실천 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장애학생들의 특수교육이 일반교육에서 선택한 학업성취의 향상의 개념까지 받아들여 하나의 공교육 체제를 구축하려는 것은 장애에 대한 일반적인 개념을 ‘다른 사람’이 아닌 ‘같은 사람’이라는 ‘완전통합(Full Inclusion)'의 개념으로 정착시키려는 노력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나라의 특수교육 또한 ‘완전통합(Full Inclusion)'이라는 대명제하에 장애학생들의 요구에 따른 적절한 학습권을 보장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통합교육이 특수교육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다가옴에 따라 오늘날 우리의 교육환경도 분리된 환경에서 교육받던 장애학생들이 점차 일반교육으로 통합되는 경향으로 변화하기 시작하였고, 이러한 경향성은 매년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특수교육실태서에도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2008년 현재 전국의 장애학생은 71,484명으로, 특수학교 재학생 23,400명(32.7%)에 비해 일반학교 재학생은 48,084명(67.3%)으로 일반학교에 배치된 장애학생의 수가 특수학교에 재학 중인 장애학생 수보다 약 2배 이상으로 증가하였으며 앞으로도 일반학교의 장애학생 수가 증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통합교육이 필요한가? 아니면 분리교육 지속하여야 하는가? 에는 많은 이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통합교육을 실시하기 시작한 1980년대부터 많은 사람들이 장애학생들과 일반학생들이 함께 공부하고 생활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고 많은 우려와 문제점을 제시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2008년 우리대학 특수체육연구소에서 실시한 사례조사에 의하면 통합교육에 관한 경험은 긍정적 경험이 매우 우세하게 나타났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장애인식 개선, 협동심과 배려, 인성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고 장애학생에게도 자신감, 일반학생과의 상호작용, 정서표현 등을 통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반교육이 이 복잡하고 험난한 세상에서 바르게 살아갈 수 있는 삶의 지혜와 용기를 가르치는 것이라면, 통합교육은 우리 학생들에게 결코 이 세상은 복잡하고 험난한 세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 주는 데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미래의 특수교육은 완전통합교육이든 부분통합교육이든 ‘통합교육’으로 정착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통합교육은 사람으로서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로 인정받아야 마땅합니다. 참교육의 권리와 평등, 그리고 장애를 이유로 배제되지 않는 동등한 기회 제공과 지원을 통하여 통합교육은 실현 되고 발전하여야 할 것입니다.

부부는 닮아간다고 하였습니다. 오랜 친구도 닮아간다고 합니다. 우리의 장애학생들도 다른 사람이 아닌 닮은 사람으로 하나의 시선, 하나의 교육, 하나의 삶을 가꾸어 가길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