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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7] 우리 삶 속에 살아 있는 인문 정신
 용인춘추  | 2014·03·17 17:09 | HIT : 2,556 | VOTE : 403

 

요즘 교육·언론·출판계에서는 인문학 열풍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10여 년 전에 대학가에서 인문학의 위기를 거론했던 상황과는 정반대되는 현상이기도 하다. 대학이나 각종 기관마다 인문학 관련 강의가 개설되고, TV프로그램에서는 우리 사회의 멘토라고 불리워지는 명강사나 교수님들이 등장하여 이 시대에 필요한 인문 정신을 역설한다. 대형 서점가 베스트셀러 코너에 인문학 관련 서적이 자기계발서와 나란히 전시되어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인문학을 전공한 필자의 입장에서 이러한 현상이 반갑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트렌드의 변화처럼 반짝 유행하고 지나가는 일시적인 열풍이 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도 하게 된다.

인문학의 사전적인 정의를 살펴보면, ‘언어·문학·역사·철학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제시되어 있다. 이를 좀 더 확장시켜서 말하자면 인문학은 인간의 삶과 사고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대 사회는 그야말로 급변하고 있고, 하루가 다르게 무수한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다. 현대인들은 하루하루 숨가쁘게 이러한 변화를 따라잡기에도 숨이 퍽찰 지경이다. 하지만, 쳇바퀴 돌 듯한 반복적인 일상 생활을 지속하다 보면, 문득 내가 왜 이리 여유 없이 살고 있는지, 내가 왜 공부를 하고 있는지, 나는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내 삶의 궁극적인 가치와 목적은 무엇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문학적 성찰은 우리의 삶을 진지하게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봉착하게 되는 많은 어려움을 자신의 의지와 용기로 이겨낼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이러한 자생적인 에너지를 지니고 있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보다 인생 경험이 많은 부모님이나 스승님께 의지하기도 하고, 자신의 고충을 나눌 수 있는 형제, 친구나 연인의 격려와 위로에 힘을 얻기도 한다.

하지만, 그 누구도 자신의 인생을 대신해줄 수 없다는 것, 모든 인간에게 단 한 번의 삶만이 공평하게 주어진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지금도 시간은 끊임없이 흘러가고 있고, 한 번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 우리를 더욱 초조하게 만든다. 이럴 때 우리보다 앞선 세대를 살다간 선인들의 고민과 지혜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소위 ‘고전’이라고 부르는 작품이 이에 해당할 것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느 시대나 문화권이든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작가, 역사가, 예술가, 철학자들이 존재한다. 혹 이들이 생존했던 당대에는 인정받지 못했지만, 후대에 높이 평가되는 경우도 있다. 우리보다 먼저 인생을 살았던 이들의 고민과 지혜를 살펴보면, 지금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현실과 유사한 경우가 의외로 많다. 첨단 과학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고전과 전통을 되돌아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국의 대혼란기인 전국시대에 살았던 맹자는 다음과 같이 네 가지 실마리를 강조하였다.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은 사랑의 실마리이고, 자신의 잘못을 부끄러워하고 남의 잘못을 미워하는 마음은 정의의 실마리이고, 사양하는 마음은 예의의 실마리이고, 옳고 그름을 가리는 마음은 지혜의 실마리이다.” 이상 맹자가 강조한 사랑·정의·예의·지혜라는 덕목은 이상적이긴 하지만, 정작 실천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끊임없이 스스로를 다잡고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밖에 우리 시대에 필요한 인문 정신으로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겠지만, 다음 몇 가지를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첫째, 자신과 타인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 마음, 둘째,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자세, 셋째, 실현 가능한 꿈을 설계할 수 있는 안목, 넷째, 실패와 좌절을 극복할 수 있는 용기이다. 이러한 덕목들은 비단 청년기에 속하는 대학생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평생 동안 인생을 살아가면서 실천해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오늘도 우리는 저마다의 꿈을 안고 용인캠퍼스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매일 만나게 되는 사람들, 새롭게 배우게 되는 지식과 정보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터득하게 되는 삶의 지혜들 모두가 우리들의 인생을 가꾸어 가는 자양분이다. 인문학적인 지식을 알고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것이 한 때의 유행이나 지적 허영에 들뜬 행위가 아니라, 진정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는 활력소가 되기를 기대하며 새 학기 학생들과의 만남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