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20 (Fri) 03:20    
 
홈 > 칼럼/오피니언 > 용인시평

TOTAL ARTICLE : 76, TOTAL PAGE : 1 / 4
[456] 조금 다른 것은 분명 다른 것이다
 용인춘추  | 2013·12·12 14:49 | HIT : 2,947 | VOTE : 417

조금 다른 것은 분명 다른 것이다.

교육대학원 박영진

 

필자는 전공 연구 분야의 호기심 때문에 성공한 사람들의 습관을 조사한 적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성공한 사람’이란 부모를 잘 만나서 잘 먹고 잘사는 경우가 아니라 스스로의 노력으로 자수성가 했다고 분류되는 사람을 말한다. 이 조사 결과에 따라 필자는 올해 『성공하고 싶은 20대에게 들려줄 착한 습관 24』(정민사)를 출판한 바 있다. 사실 이 책은 용인대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잔소리를 모아 놓은 책이다. 오늘 필자가 이 지면을 통해 용인대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잔소리는 ‘성공한 사람들은 아주 작고 사소한 차이의 가치를 알고 있다.’이다.

요즘 대학생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취업일 것이다. 사실 대한민국이 언제 호황이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경제위기라는 말이 사용되지 않던 때가 최근에는 없었던 것 같다. 항상 경제가 좋지 않다는 말이 널리 회자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현실 속에서 취업이 되지 않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기업들은 신입사원 채용을 축소하고 있으며, 많은 인력자원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경제구조를 지향하고 있다. 무엇보다 고용이 안정화되기 위한 사회적 분위기와 인프라가 갖춰지지 못한 게 사실이다. 최근에는 기업들마다 경쟁적으로 대규모 고졸 신입사원을 채용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취업에 관한 모든 것이 끝난 것일까? 경제가 좋지 않고 사회구조적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고 해서 푸념과 한탄만 할 것인가. ‘아프니까 청춘’인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청춘들의 아픔은 스스로 점검해 볼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필자가 시대적, 사회적인 문제로 인해 암담한 대학생들의 현실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사회구조를 문제로 인식하는 것처럼 자기 내적인 부분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한 대기업이 프레젠테이션으로 인턴사원을 채용할 예정이라고 치자. 두 명의 청년이 지원했고, 두 사람은 모두 그 기업에 입사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과연 누가 합격할 수 있을까? 먼저 A는 프레젠테이션 준비를 위해서 1주일 간 밤을 새며 자료를 수집하고 발표할 내용을 만들었다. 스토리텔링, ppt 문서작성, 시간 안배, 거울보고 연습하기 등을 지속했다. 프레젠테이션 전날 늦은 밤까지 최선을 다했으며 허겁지겁 그 회사에 도착했다. 교통체증이 염려되어서 아침도 먹지 않고 집을 나섰다. 지하철 안에서도 프레젠테이션 내용을 외우듯 중얼거렸다.

반면에 B는 평소에 관심 있던 분야를 주제로 프레젠테이션은 준비했다.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메모했으며 타인의 조언을 수용했다. 절대 밤새워 준비하지 않았으며 평소에 생활하던 대로 지냈다. 하루 2시간 이상의 문서작업은 계획하지도 않았다. 그보다는 프레젠테이션이 끝났을 때 어떤 질문이 나올지 구상해 보았다. 외워서 발표하지 않을 생각으로 준비했으며, 자신의 언어로 쉽게 설명하는 데 치중할 생각이었다. 프레젠테이션 당일 평소처럼 일어나서 아침식사를 하고 조금 일찍 도착한 후 그 회사 앞 커피전문점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셨다. 그 기업체 직원들의 표정을 읽으며.

아마도 A는 긴장했을 것이며, 외운 대로 원고를 읽다시피 프레젠테이션 했을 것이다. 그리고 생각지 못한 환경과 질문에 당황해 하며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도 모르는 가운데 진땀을 흘렸을 것이다. 반면 B는 여유와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심사위원들의 반응을 살피며 대화를 통해 커뮤니케이션과 수사(修辭) 능력을 펼칠 수 있었다. 초반에 조금 긴장했을지라도 후반에 어쩌면 프레젠테이션이 즐겁다는 생각이 들었을 지도 모른다. 열심히 준비한 것을 타인에게 발표할 때의 짜릿함을 느꼈다면 과장일까?

독자가 생각할 때 두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 두 취업희망자에게 있어서 성실함이나 노력, 간절함과 주어진 시간은 일치한다. 그러나 A는 스스로 프레젠테이션을 ‘메타인지’할 수 없었다. 즉, 자신을 돌아보고 스스로 어떻게 발표할 것이며, 청중은 무엇을 궁금해 할 것인지 등에 관한 자기 점검이 부족했다. 반면에 B는 ‘여유로움’이 주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프레젠테이션을 ‘매개’로 전달했기 때문에 최소한 심사자의 평가항목 중 1-2가지는 충족시켰을 것이다.

혹시 취업을 갈망하지만 매번 미끄러지는 대학생이 있다면, 만약 그가 충분히 준비했고 스펙을 갖췄는데도 면접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한번 확인해 보았으면 한다. 필자가 한 기업체로부터 의뢰를 받아서 두 명의 학생을 추천한 적이 있었다. 그 기업체는 전공학생들이 매우 선호하는 컴퓨터 게임 업체로 새롭게 기획하는 개발팀을 꾸리고 있었다. 인력이 부족한 그 기업체는 가능한 많은 인력을 선발하려고 했다. 그런데 필자가 추천한 두 명의 학생 중 한 명만이 합격을 했다. 가급적 많이 뽑으려던 그 기업은 왜 한 명만 뽑았을까?

기술적인 능력은 떨어진 학생이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후문이다. 그 기업체에서 내게 알려준 내용은 매우 간단했다. 모두 뽑고 싶었으나 한 학생은 그 기업체 맞춰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써서 제출했고, 다른 학생은 어떤 기업에나 제출할 수 있는, 즉 이미 다른 기업에 여러 번 제출한 것 같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제출했다는 것이다. 게임회사가 요구하는 지원서에는 ‘게임회사’에서 근무할 수 있는 능력과 열정, 경력과 에피소드가 담겨져 있어야 하는데, 불합격한 학생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는 그런 내용을 찾아 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냥 ‘성실하고 다양한 능력이 있는 사람’ 정도만 파악할 수 있었다고 한다.

현재 합격한 학생은 자신이 참여한 컴퓨터 게임의 출시를 기다리며 보람을 느끼고 있다. 반대로 합격하지 못한 학생은 아직까지 졸업을 미루며 취업시장에 지원서를 내고 있다고 한다. 불합격자는 아마도 경제가 너무 안 좋아서, 사회구조적 문제로 인해 자신이 취업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그리고 합격한 친구들은 운이 좋거나 백그라운드가 좋아서 취업했을 거라고 여길 수도 있다. 그도 아니면 학교 간판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리하다고 푸념할 것이다. 물론 모두가 원하는 곳에 취업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당연하다. 그러나 ‘아주 조금’ 다른 그 무엇인가가 ‘우열(優劣)’이 되어 눈에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아주 조금’ 다른 것은 분명히 ‘다른 것’이다. 그리고 오늘날의 사회는 20대 대학생들에게 ‘매우 다른’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생각해야 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무엇이 ‘조금’ 달랐는지.

성공하고 싶다면 조금 다른 부분을 찾아라! 조금 다른 부분이 곧 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