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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5] 단풍에 물들다
 용인춘추  | 2013·11·24 01:41 | HIT : 2,953 | VOTE : 414

불과 보름전만 하더라도 단풍이 절정이라 사람들이 산에 많이 모였다는 뉴스가 연일 나오던 때이다. 온 산이 단풍(丹楓)으로 붉게 물들어 사람들은 짙어가는 나뭇잎을 보고 낙엽을 밟으며 지는 가을을 아쉬워했다. 단풍은 붉다는 뜻의 ()’자를 썼지만 단풍은 붉은색뿐만 아니라 노랗게 변하는 은행나무 잎이나 느티나무의 갈색 잎도 모두 단풍으로 부른다. 기온이 변하면서 식물의 녹색 잎이 노란색, 붉은색, 갈색 등으로 변하는 현상을 단풍으로 통칭하기 때문이다.

그럼, 단풍은 왜 드는 것일까. 나무의 생존본능 때문이다. 기온이 떨어지면 식물은 광합성이 진행되지 않게 되는데 잎이 활동을 멈추면서 광합성을 못하는 엽록소는 파괴되고, 그 과정에서 엽록소의 녹색에 가려져 있던 노란색의 크산토필, 붉은색을 띠는 안토시아닌이나 갈색의 타닌 색소가 드러나는 것이다. 안토시안이 생성되는 종은 붉은색 또는 갈색계열의 단풍이 들게 되고. 안토시안이 생성되지 않는 종들은 엽록소의 녹색에 가려 보이지 않던 잎 자체에 들어 있는 노란색 색소들이 나타나게 되어 노란 단풍이 들게 된다. 또 잎에 축적된 당분이 많을수록, 밤낮의 일교차가 클수록 단풍의 붉은빛은 더욱 짙고 선명해진다.

단풍의 색을 보면 같은 산 같은 나무라도 붉은 색이나 노란색이 조금씩 다르게 보인다. 벌레 먹은 잎사귀도 있고 화려함을 뽐내는 색도 있지만 이 또한 서로 어우러져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가을의 단풍이 화려하게 물들기까지는 봄의 햇살과 여름의 비바람, 벌레의 괴롭힘을 견뎌내는 고통의 시간도 있었을 것이다. 또 나무가 싹이 트고 자라 꽃을 피우며 과일을 맺고 단풍으로 물들고 낙엽으로 떨어질 때 그 모든 모습이 나름대로 가치 있고 아름다운 것처럼 인생에 있어서도 모든 과정의 모습들이 다 의미 있고 아름다운 것이다.

사르트르가 말하길 인생은 BD 사이의 C”라고 한다. 이는 탄생(birth)과 죽음(death)사이의 선택(choice)이란 의미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매순간 선택을 만들어내고 그 선택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따라서 인생은 새로운 선택의 연속인 셈이다. 여러분은 대학에 들어온 순간 또 다른 선택을 하였을 것이고 자신이 선택한 그 무엇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요즘 대학생들은 대학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취업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는 것 같다. 인생의 정점에 내가 무엇이 되어 있을까에 대해서 미리 너무 걱정하거나 고민하지 말자. 그 보다는 매 순간 자신에 처해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한 마리 우직한 소처럼 뚜벅 뚜벅 한 걸음씩 나아가면서 자신이 선택하고 기획한 일에 대하여 최선을 다하여 이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의 과정에서 기쁨을 찾자.

지금 이 순간 누군가는 대학을 들어와 새내기로서 대학생활이 어떠한지를 경험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치열한 취업준비를 하면서 대학생활의 마지막을 보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각자의 주어진 상황에서 하루하루의 시간들을 열심히 그리고 소중히 보낸다는 것은 잘 물든 단풍이 되기 위한 소중한 담금의 시간들일 것이다. 인생에 있어서 지금 봄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청춘들은 여름까지의 시간들을 잘 견뎌 서로 다른 아름다움으로 물든 단풍의 시기를 맞이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윤동주 시인의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이란 시의 일부 구절을 인용하면서 이글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맞이하고 있는 하루 하루를

최선을 다하며 살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