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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2] 세월호 참사가 일깨워 준 페어플레이 정신
 용인춘추  | 2014·06·02 20:49 | HIT : 2,532 | VOTE : 394

스포츠경기 중 감독과 선수 및 관중까지도 심판의 판정에 항의하거나 상대선수와 밀고 당기는 격한 상황을 초래하는 장면을 대할 때면 현대사회의 성과주의의 영향인 것 같아 괜히 마음이 불편해 진다. 경기 중 승리지상주의 목표 하에 과도하거나 무리한 반칙을 일삼아 경기를 파행으로 끌고 가거나, 심판 판정에 과민반응 및 불복을 표출해서는 경기장의 평화와 팬들의 즐거운 관전 권리를 짓밟는 것이다.

스포츠경기에서 선수 및 감독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경기규칙에 따른 공정한 경기태도이다. 물론 이는 심판의 판정이 불편부당하여 경기 당사자들에게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를 페어플레이(fair play)정신이라 일컫는데, 이 페어플레이 정신은 정정당당한 대결과 경쟁으로 멋진 승부를 겨루는 심신의 자세와 활동을 의미한다.

1988ICSPE(International Council of Sport & Physical Education)페어플레이 정신이 바탕이 되지 않는 스포츠 경기는 더 이상 스포츠 경기가 아니다라고 선언하였고, 이를 유네스코(UNESCO)IOC가 승인하여 단순히 스포츠 경기장을 뛰어 넘어 전 세계에 국제평화와 인류 행복에 필요한 소중한 정신으로 실천되기를 희망하였다.

페어플레이 정신은 경쟁이 심하고 급박한 상태에서 실현될 것이 특히 강조된다.

일 년 전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 노동조합 파업 때 철도경쟁체제(민영화)도입을 내세운 사측에 대한 노조 측 대응 중 이 땅의 대학생과 청소년들에게 가장 충격적인 혼돈을 불러 일으켰던 내용이 정시운행 준수였다. 뭐야, 그렇다면 지금까지 규칙적이라 믿고 탔던 지하철이 정해진 시간과 룰을 지키지 않고 빨리빨리 대충 다녔단 말인가! 대중의 발이 되는 중요 교통수단 중 하나를 운영하는 서울메트로 조차 이 말을 언론에 공표할 수 있을 정도로 법과 규칙을 지키지 않고 있었구나 하고 생각하니 쓴 웃음을 지어야 했다.

그리고 올해 4월 세월호 전복과 서울지하철 추돌사건이 연달아 발생하여 온 나라를 비통에 사로잡히게 만들었고, 우리 대한민국은 전 세계의 애도와 조롱을 동시에 수용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세월호가 침몰한지도 벌써 한 달이 넘었다. 검경합동수사본부는 침몰 당시 승객들을 그대로 놔둔 채 자신들만 빠져나온 선장을 비롯한 선박 직 승무원 15명 전원을 고의적 살인혐의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된 선원들은 침몰 당시 승객들에게 대피방송과 퇴선유도를 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고 자신들이 빠져나오는데 40분 정도 결렸지만, 그 시간에 아무도 승객들을 구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선원들은 한 결 같이 수사본부 조사에서 배가 기울어 승객들의 구조가 어려웠고 대피방송 조차 할 수 없었다고 거짓 진술로 일관했으며, 심지어 일등항해사는 해경 구명보트에 탄 직후 선사인 청해진해운과 휴대전화 통화를 하면서도 해경구조대에는 선내에 승객이 있다는 말을 하지 않았고, 승객 구조책임에 대해 반성하거나 참회하지 않아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선사는 침몰사고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기준보다 3배를 상습적으로 실은 화물 과적 량을 축소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고, 이 과적과 허술한 고박이 배의 복원력을 현저히 약화시켰다는 분석이다. 사고 당일 오전 세월호의 일등항해사는 평소 복원성이 나빴던 배가 좌현으로 30도 정도 기운 상태로 멈추자 침몰을 직감하고 제주해상관제선터에 다급하게 지금 배 넘어간다는 말과 함께 구조요청을 했지만, 승객들에게는 배의 침몰사실을 알리지도 않고 선내 대기방송만을 7차례나 되풀이했다는 것이다.

당시 근처를 지나던 둘라에이스호가 세월호에 승객탈출 시 구조하겠다는 교신을 보냈으나 어떤 선원도 승객대피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객실 매니저가 무전기로 2등 항해사에게 승객대피 여부를 수차 물었지만 응답을 하지 않았고, 선원들은 구조를 기다리며 배 밑바닥과 5층 사이를 오가는 도중 복도에 부상당해 쓰러져 있는 동료 선원들인 조리수와 조리원을 돕지 않고 무시한 채 탈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승객들의 안전한 여행을 책임진 선사, 선장, 일등 및 이등 항해사 등 선원들의 출발에서 침몰까지의 모든 행적들에서 이기주의의 극치와 페어플레이 정신의 부재를 보인 것이다.

더군다나 당시 초를 다투는 침몰 초기 위급상황에서 국민의 안전을 가장 우선해서 지켜내야 할 해경구조대가 헬기와 구조보트를 띄우고도 객실이 위치한 배의 후미로 곧장 다가가 승객들을 탈출시키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과, 오히려 승객의 구조를 위해 끝까지 배안에 남아 있어야 할 선장과 일등항해사 등 선원들이 있는 조타실 쪽의 선두로 접근해 그들만을 구조해 낸 점에 대하여 국민들이 큰 의구심을 갖고 있으므로, 그 과정도 명명백백하게 수사해야 할 것이다.

충격적인 세월호 사건은 우리 사회가 선진 안전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아직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 만만치 않게 존재하고 있음을 시사해 주고 있다. 그 장애물 중 상당 부분은 모든 사회 구성 영역과 국민 개개인이 공정한 규칙을 제정하여 잘 지키고, 정당한 행동과 경쟁을 하며,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핵심인 페어플레이 정신을 중시하고 실천할 때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OECD회원국 중 무역규모 8위의 경제대국,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국가, IT 선진 국가, K팝과 한류드라마의 문화국가 등으로 국제사회에서 호평 받고 있다.

우리나라가 세월호와 서울지하철 추돌사건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중진국을 넘어 진정한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특히 대학생과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생활 속에서 페어플레이 정신을 실현하기 위한 지속적인 운동(movement)에 동참해 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