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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1]서있는 자리마다 주인이 되라
 용인춘추  | 2014·05·12 01:22 | HIT : 2,442 | VOTE : 340

5월의 푸르름이 무색할 정도로 온 나라가 침통함에 빠졌다. 수백 명의 희생자를 가져온 세월호 참사 때문이기도 하지만 세월호와 함께 대한민국 호도 침몰하고 있기 때문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이라고 거들먹거리면서도 위기관리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나라, 안전 불감증으로 인해 연이어 터지는 안전사고에 속수무책인 나라에서 과연 우리 국민은 누구를 믿고 의지하며 살아가야한단 말인가? 그런 일이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만에 하나 북한의 김정은이 불장난을 해서 끔찍한 혼란이 발생했을 경우의 상황을 상상한다면 그저 간장이 써늘해질 뿐이다.

우리 국민의 간장을 이처럼 써늘하게 하는 것은 비단 안전사고 그 자체와 만신창이가 된 사고수습과정 때문만은 아니다. 앞으로 사고의 원인이 점차 밝혀지겠지만(사실은 그것조차도 진상이 제대로 밝혀질지 의문이지만), 현재까지 밝혀진 사실만도 세월호 참사의 중심에는 온갖 비리가 총 망라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최대 게이트로 비화될 조짐이 있는 이번 사건과 연루된 비리들을 대하다보면 마치 사체(死體) 썩는 냄새를 맡고 있는 것만 같아 그저 아연실색할 뿐이다. 그런데 더욱 한심한 것은 우리 국민 모두가 이번 사고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저 남의 탓을 할 정도로 책임으로부터 자유롭다거나 결백한 사람이 있다면 한번 나와 보라. 정말이지 이번 사고의 원인은 남의 탓이 아니라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본분과 책임을 다하지 못한 탓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많은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사건의 수습도 아직 미완의 단계이고, 희생자 유가족을 비롯한 국민들의 시꺼멓게 타들어간 가슴도 아직 치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그저 매일 매일이 답답하고 우울한 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 모두가 일손을 놓고 멍하니 하늘만 쳐다보고 있어서는 아니 된다. 하루빨리 상채기 난 우리의 마음을 추스르고 이번 사건을 자성과 국민의식 개조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임제선사의 말씀처럼, 우리 모두가 각자 서있는 자리에서 주인이 되어야 한다. 대통령으로부터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 이르기까지 소명의식과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의 본분에 충실해야한다. 그 길만이 사고와 재난을 미연에 방지하고 땅에 떨어진 국가의 위신을 되찾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이번 사고와 연계해서 교내 문제로 눈을 돌려보자. 요즈음 국내 모든 대학들이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위기 극복의 묘안을 찾기 위해 진통을 겪고 있으며, 우리 대학 또한 예외가 아니다. 게다가 지난 수 십 년 동안 익숙했던 체재로부터의 변화로 인해 공황상태에 빠져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대학 구성원들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네 탓, 누구의 탓을 하며 수수방관하는 대학 구성원들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차분하게 생각해 보자. 우리가 처한 현실이 그렇게 한가하고 녹녹한지를.

예전 같지 않게 바깥 세상살이도 힘들고, 교내에서의 직장생활도 버거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들에게 미래를 담보하고 있는 7천여 재학생들을 생각한다면, 또한 지난 60여 년에 걸쳐 이룩한 피나는 노력의 대학 역사를 생각한다면, 그리고 우리들에게 생계를 의지하고 있는 딸린 가족들을 생각한다면, 오늘날 우리가 처한 위기를 방치하거나 무사안일의 자세로 임해서는 결코 아니 된다. 만약 우리가 그리한다면 세월호 참사의 방관자들과 과연 무엇이 다르겠는가?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우리 모두가 다시 일어나서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단합하고 단결해야 한다. 서있는 각자의 위치에서 주인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본분과 직분에 충실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할 용인대학이 우리 미래의 희망임을 잊지 말도록 하자.

세월호 참사가 우리 모두의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고, 대학발전의 새로운 결의와 각오를 다지는 자성의 계기로 승화되길 염원한다.